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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위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라떼아트는 고객에게 커피의 맛과 향뿐만이 아닌 아름다움까지 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라떼아트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자 라떼아트를 배울 때 처음 배우는 것이 바로 우유 스티밍이다. 내가 처음 라떼아트를 배울 때는 원리의 설명이 없이 "몇 초동안 거품 내고 몇 초 동안 혼합해주고 우유를 살짝 버리고 푸어링을 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단순 암기하는 방법으로 배웠다. 초보자에게는 주입식 교육을 통해 효과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라떼아트 실력을 갖추도록 할 수 있겠지만 결국 라떼아트의 퀄리티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원리를 알고 이를 응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처럼 주입식 라떼아트 교육을 배운 사람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카페라떼, 라떼아트에 사용하는 우유
우유의 주 성분은 수분, 당질, 무기질, 지방질, 단백질이다. 여기에서 지방질의 함유량에 따라 우유는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가장 일반적인 전지우유, 지방 함량을 2% 이하로 낮춘 저지방 우유, 지방과 크림을 완전히 제거한 탈지유(무지방 우유)로 나뉜다. 저지방 우유나 탈지유로 라떼아트를 그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전지우유에 비해 스팀밀크의 퀄리티가 떨어진다. 그 이유는 우유에 있는 지방이 거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방 함량을 낮춘 저지방 우유나 탈지유를 사용하여 거품을 낼 경우 거품이 잘 유지되지 않고 힘이 없이 흐물흐물 거리는 느낌이 나는 스팀밀크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보통 라떼아트에는 전지우유(시중에서 파는 일반 우유)가 사용되는 것이다. 만약 본인이 만든 스팀밀크의 우유 거품이 유난히 오래 지속 되지 않는다면 저지방 우유가 아닌지 체크를 해볼 필요가 있고 우유 성분에 따라서도 거품 유지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유를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유 스티밍 시 거품이 생기는 원리
거품이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우유 사이사이에 공기가 들어가면 거품이 생긴다. 특별한 도구가 없이도 우유를 페트병 같이 밀폐된 용기에 넣고 마구 흔들면 거품이 생긴다. 우유 액체가 흩어진 후 주변에 있는 공기와 만나면서 지방질과 단백질에 흡착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유 거품이다. 하지만 이러한 거품은 상당히 거칠고 균일하지 않다. 라떼아트를 하기 위해서는 부드럽고 균일한 거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커피머신에 달려있는 정교한 스팀 완드를 이용하여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야 한다.
스팀 완드를 통해 거품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커피머신 내부에 있는 보일러를 통해 물을 끓이면서 수증기가 만들어지고 커피머신 안에 있던 수증기가 스팀 완드에 있는 스팀 팁을 통해 분출이 된다. 스팀 팁에는 보통 3~4개의 구멍이 있는데 스팀 팁을 아래에서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팀 팁 구멍의 크기에 따라서 압력에 차이가 있다. 스팀 팁 구멍이 크면 공기가 한꺼번에 많이 주입돼서 빠르게 거품을 주입할 수 있으나 스티밍을 조금만 잘못해도 거품이 거칠어질 수 있다. 반면 스팀 팁 구멍이 작으면 공기가 조금씩만 주입되기 때문에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기에는 유리하지만 스티밍 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분출되는 수증기는 상당히 강한 압력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 압력을 통해 대기 중에 있는 공기가 우유 안으로 유입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공기는 우유에 있는 지방질과 단백질에 흡착하여 거품의 형태로 유지된다.
스티밍을 할 때 스팀 팁은 우유 표면에 살짝 담긴 위치에 두는 것이 정석으로 알려져 있다. 위의 글을 읽은 사람은 그 이유를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거품은 "대기 중의 공기"를 "수증기의 압력"을 통해 우유에 넣는 과정인데 만약 스팀팁이 완전히 우유에 잠기게되면 "대기중의 공기"가 없기 때문에 처음에 스팀 완드 안에 있던 아주 미량의 공기만 우유에 유입이 되고 추가적인 공기의 유입이 없기 때문에 거품이 아주 적게 만들어진다. 반대로 스팀 팁이 너무 우유와 표면의 경계에 있으면 공기가 한 번에 많이 유입되어서 거품이 크고 거칠어져 시각적으로나 미각적으로나 가치가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스팀밀크(벨벳 밀크라고 불리기도 한다.)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팀 팁이 표면에서 살짝 잠긴 상태에서 공기가 살짝살짝 유입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팁으로는 우유가 회전할 때 스팁 팁 구멍 3~4개 중에서 한 개만 우유 밖으로 나오게 해서 공기를 주입하고 나머지 구멍에서 나오는 수증기로는 우유의 회전을 돌리면 고운 거품이 생긴다.
우유 스티밍 시 빠른 시간 안에 거품을 내는 이유와 그 원리
라떼 아트를 배운 사람이라면 우유 거품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낸 후 우유와 거품을 혼합시켜야 좋은 스팀밀크가 나온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수증기의 압력으로 우유에 유입된 공기가 거품형태로 유지되는 이유는 공기가 단백질과 지방질에 흡착하여 바로 날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유에 있는 단백질 중 하나인 유청 단백질은 40°C이상이 되면 응고 현상이 일어난다. 응고 현상이 일어나면 하나하나의 작은 미세입자였던 단백질 성분들이 뭉쳐지면서 더욱 큰 덩어리로 변하게 되고 큰 덩어리에 공기가 흡착하여 거품도 거칠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유 스티밍을 할 때는 우유의 온도가 40°C가 되기 전에 빠르게 공기 주입을 해주고 그 후에는 우유와 거품을 섞으면서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줘야 한다.
라떼아트 우유, 스팀밀크의 최종 온도와 그 이유
스티밍 시 기억해야 하는 온도는 40°C 외에도 중요한 온도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최종 스티밍을 마친 후 우유의 온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종 우유의 온도는 55°C~65°C사이가 되어야 한다. 아마 라떼 아트를 배우는 사람들이라면 이 온도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그냥 암기식으로 가르치는 학원 등이 많기 때문에 그 이유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55°C아래로 내려가면 안 되는 이유는 라떼를 마실 때 따뜻한 느낌이 없기 때문이다. 직접 55°C이하의 라떼를 마셔보면 라떼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안 나서 아쉬울 것이다. 또한 65°C를 넘어가면 안 되는 이유는 70°C가 넘어가면 우유에 있는 단백질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단백질이 파괴되면 우유 특유의 향과 고소한 맛이 없어져 상당히 밋밋한 맛이 난다. 그리고 우유와 거품이 혼합되었다가도 70°C가 넘어가면 상단은 거품층, 하단은 우유층으로 완전히 분리가 되기 때문에 라떼아트를 만들기 어렵다.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은 대부분 우유 스티밍 시 손가락이나 손바닥으로 스팀 피쳐를 만져보면서 우유를 55°C~65°C사이로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하지만 라떼아트를 처음 배우는 초보자의 경우 손으로 만졌을 때 얼마나 뜨거워야 우유가 적당한 온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온도계 사용을 추천하고 실제로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카페라떼 한 잔에 들어가는 우유의 양
라떼아트에 사용하는 잔은 보통 12온즈(약 340ml) 잔을 많이 사용하고 8온즈(약 226ml)나 16온즈(약 453ml) 잔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잔의 용량에 따라서 사용하는 우유의 양이 달라지는데 단순 계산을 하면 된다. 사용하는 잔의 용량에서 에스프레소의 양을 뺀 만큼 우유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2온즈(약 340ml) 잔에 에스프레소 1샷을 이용해 라떼를 만들 경우 잔의 용량(340ml)에서 커피의 용량(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1샷은 약 30ml)을 뺀 310ml 정도의 우유가 필요하다. 에스프레소가 아닌 리스트레또나 룽고를 사용할 수도 있고 1샷만 사용할 수도 있고 2샷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종류의 에스프레소를 사용하든 몇 샷을 사용하든 "우유의 양=잔의 용량 - 커피의 양"이라는 공식을 기억한다면 쉽게 우유의 양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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