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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을 통해 우리나라에 커피가 어떻게 전파되었는지부터 시작하여 최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와 근교 대형 카페로 이어지는 카페 트렌드의 변천사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한국으로 처음 전파된 커피
우리나라에 처음 커피가 전파된 시기는 고종황제시절로 알려져 있다. 약 10년 전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에 고종황제와 커피 이야기가 소개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이를 알게 되었다. 고종황제가 처음 커피를 맛 본 장소는 러시아이다. 기본적인 역사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고종황제'와 '러시아' 두 단어만 들어도 생각나는 역사적 사건이 있을 것이다. 바로 아관파천이다. 1986년 아관파천 당시 고종황제는 러시아 공사관에서 머물며 커피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고 그 맛을 잊지 못한 고종황제는 커피를 마실 용도로 서양식 건물인 정관헌을 덕수궁 안에 짓게 된다. 정관헌을 지은 이후 고종황제는 정관헌에서 외국 귀빈들에게 대접하기도 했으며 본인의 여가시간에도 정관헌에서 커피를 즐겼다고 알려져 있다. 정관헌에서 고종황제에게 커피를 대접하던 바리스타는 서울에 세워진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 손탁(Marie Antoinette Sontag)이다. 손탁은 고종황제에게 항상 맛있는 커피와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관파천에 큰 기여를 한 대가로 한옥건물과 1,184평의 토지를 하사 받았다. 그 한옥이 1902년 서양 스타일로 개조된 것이 바로 널리 알려진 서울에 세워진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이다.
한국에 최초의 카페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는 1927년 영화감독 이경손이 종로 관훈동에 개업한 '카카듀'라고 알려져있다. 카카듀를 시작으로 서울에 다방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사무실이 없는 회사에서는 다방에서 모여 업무를 보기도 하는 등 다방이 사무실의 역할도 했다고 한다. 최근에도 카공족이나 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다방이 생기던 초창기부터 그랬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롭다. 우리나라 근대 소설가로 유명한 '이상' 또한 다방을 개업하였다고 한다. 다방의 이름은 '제비'였으며 총 3개의 다방을 개업했지만 카페 경영에는 재능이 없었는지 3개의 다방 모두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업을 했다고 전해진다.
커피 수입의 제한과 한국 최초의 커피회사, 커피 자판기
이후 1930년대부터 다방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특히 6.25 전쟁 이후 1950년대부터 다방이 전국에 3000개가 넘을 정도로 다방이 인기 장소가 되었다. 또한 6.25 이후 미군이 국내에 거주하게 되면서 미국식 인스턴트커피가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주로 지식인들이 다방을 찾으며 커피를 마셨다면 인스턴트커피가 보급되자 일반 서민들에게도 커피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국가적으로 커피 수입을 제한한 상태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인스턴트커피나 커피 원두는 불법 유통으로 국내에 유입되었다. 1960년대 불법유통으로는 감당이 안될 만큼 커피의 수요가 증가하자 정부는 국내에서도 커피 생산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었고 1968년 우리나라의 최초의 커피회사인 동서식품 주식회사가 설립되었다. 이후 동서식품은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하며 대중들은 커피를 더욱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1978년 우리나라 최초로 커피 자판기가 설치되면서 커피 시장이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대중화
1999년 7월 27일 세계 1위 커피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의 국내 1호점이 이화여대 앞에 생기면서 대중들은 에스프레소와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커피들을 접하게 되었다.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2000년대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들과 테이크 아웃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투썸플레이스, 엔젤리너스 등 대기업 자본이 들어간 프랜차이즈 커피부터 개인이 시작하여 프랜차이즈 카페로 성장한 할리스, 카페베네 등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후 2010년대 후반부터 수도권에서는 메가 커피가, 부산/경남권에서는 컴포즈 커피가 저가 커피시장을 주도하면서 더 벤티, 커피 온리 등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 또한 크게 성장하면서 2020년대에는 자가 커피 프랜차이즈와 고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확실하게 각 타깃 고객을 설정하며 성장하고 있다.
대형 카페 유행의 시작
2010년대 후반, 2020년대 초반에 저가커피 프랜차이즈가 득세를 했다면 2022년 중반부터는 대형 개인 카페의 성장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광주 경성 빵공장, 인천 포레스트 아웃팅스, 파주 문지리535, 성남 모아니, 파주 뭔스터담, 김포 수산공원 등 서울보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비교적 땅값이 저렴한 경기 외곽지역, 서울 근교 지역에서 대형 개인 카페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로 중 하나는 MZ세대의 성장이다. 이들은 SNS에서 유행하는,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카페를 찾아다니며 데이트를 한다. SNS에 익숙한 세대인 MZ세대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구매력이 생기고 자가용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자가용이 생기면 비교적 장소에 구애를 덜 받게 되고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다닐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코로나19의 영향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은 서울보다는 비교적 한산한 근교 지역으로 눈을 돌렸고 좌석이 빽빽하게 붙어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근교 지역으로 가면 공간도 넓고, 천장도 높고, 좌석 간 거리도 어느 정도 확보돼있으며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카페들이 있기에 사람들은 점점 더 근교 카페에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결국 SNS의 유행, MZ세대의 성장, 코로나19의 유행이라는 3가지 상황이 모두 근교 지역 대형 카페들에게 호재가 되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자차가 없어 근교로 이동이 어려운 소비자들 또한 성수역의 할아버지공장, 어니언이나 강남역의 알베르, 썸띵어바웃 커피 등 역세권에 있는 대형 카페들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이처럼 한국 커피의 역사는 고종황제와 손탁으로부터 시작하여 인스턴트 믹스커피, 커피자판기, 프랜차이즈 카페, 저가커피, 근교의 대형 카페 순으로 발전해왔다. 커피에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변화하는 카페의 트렌드를 눈여겨봐야 하고 카페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근교 대형 카페 다음에 어떤 트렌드의 카페가 유행할지를 주목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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