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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대한 상식

스페셜티 커피, 초보자에게도 어렵지 않아요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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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힙하다고 소문난 카페에 가면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단어이다. '스페셜티 커피' 그렇다면 스페셜티 커피란 무엇일까? 아마 커피에 관심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은 메뉴판에 있는 스페셜티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도대체 뭐가 '스페셜'하길래 아메리카노 가격의 두 배가 넘는 값을 받는 걸까?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가 그 카페의 스페셜한 커피 아닌가? 스페셜티 커피는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

     

     

    스페셜티 커피의 정의

    그럼 지금부터 초보자도 알기 쉬운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알아보자. 유럽스페셜티커피협회(SCAE)에 따른 스페셜티 커피의 공식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다. '스페셜티 커피란 정교하고 높은 품질의 커피로 만든 음료로,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커피에 비해 고유한 특징, 독특한 맛, 다른 것과는 구별되는 개성, 우수함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스페셜티 음료는 실제로 제한된 지역에서 경작되어 생두, 로스팅, 저장, 추출에서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는 커피로 만들어진다.

    유럽 스페셜티 커피 협회 로고
    유럽 스페셜티 커피 협회 SCAE

    하지만 커피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은 여전히 의아한 점이 많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커피는 대량으로 생산되는 로부스타, 아라비카 원두를 말하는 것이다. 로부스타 원두와 아라비카 원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coffeeskin.tistory.com/3

     

    커피 원두의 식물학적 분류, 아라비카 로부스타의 차이 비교

    커피는 식물학적으로 꼭두서니과 -> 코페아속 -> 아라비카종 -> 티피카품종 / 버번(=부르봉) 품종 -> 카네포라종 -> 로부스타 품종 으로 분류할 수 있다. 꼭두서니과에는 500가지가 넘는 속이 포함되

    coffeeskin.tistory.com

     

    먼저 스페셜티 커피라는 단어를 자세히 보자. Specialty Coffee, 여기서 'Special'이라는 단어는 초등학교 영어시간에 배우는 단어이다. 말 그대로 특별한, 특이한, 뚜렷한 특징이 있는 커피가 바로 스페셜티 커피일 것이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말은 197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공식적인 문서로는 1974년 'Tea and Coffee Trade Journal'이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쓰였다. 당시 북유럽에서는 스페셜티 커피를 '특정 기후를 가진 특정 장소에서 자란 품질이 뛰어난 커피콩'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말 대신 '구르메 커피(Gourmet Coffee)', '프리미엄 커피(Premium Coffee)'라는 말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스페셜티 커피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이런 특별한 종류의 커피를 전 세계에서 스페셜티 커피라고 부르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SCAE에 따른 스페셜티 커피의 정의와 북유럽에서 사용하던 스페셜티 커피의 정의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는 것이 있다. SCAE에서는 '제한된 지역에서 경작되어 생두 등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는 커피'라고 했고 북유럽에서는 '특정 기후를 가진 특정 장소에서 자란 품질이 뛰어난 커피콩'이라는 말을 썼다. 다시 말하면 스페셜티 커피는 커피 원두 자체가 일반적인 원두들과 다른 특별한 원두라는 것이다.

     

    특정 기후, 특정 장소에서 자란 커피는 모두 스페셜티 커피?

     

    예를 들어, 브라질의 고산지대에서 재배한 커피 원두와 베네수엘라 해변가에서 재배한 커피 원두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두 커피 원두는 분명히 서로 다른 특정한 기후와 특정한 장소에서 자란 커피 원두이다. 하지만 만약 두 커피 원두가 크기나 모양, 맛과 향에서 큰 차이가 없어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라면 과연 이 커피 원두를 스페셜티 커피 원두라고 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특별하고 개성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자란 커피 원두만의 모양, 크기, 맛과 향 등이 다른 지역과 구분되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스페셜티 커피가 특정 기후, 특정 장소에서 자란 커피콩이라는 것이 로스팅, 추출 등 어떠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스페셜티 커피가 될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특정 기후, 특정 장소에서 자란 품질이 좋은 커피 원두라는 것이 스페셜티 커피의 필요조건 중 하나라는 뜻이 된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원두로 추출한 커피라고 모두 스페셜티 커피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페셜티 커피 원두라는 것이 스페셜티 커피의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스페셜티 커피는 마실 준비가 된 상태에서 그 특별함이 유효하며, 경작부터 추출에 이르기까지 커피콩의 모든 생애주기를 통틀어 완벽함을 유지할 때만 해당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특정 기후, 특정 장소에서 재배되고 그 원두만의 개성을 가진 커피라고 하더라도 로스팅을 엉망으로 하거나 추출 과정이 엉망이라면 그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라고 할 수 없다. 방금 말한 것처럼 '마실 준비가 된 상태에서' 스페셜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최고급 한우로 스테이크를 만들더라도 굽는 과정에서 다 태워버리면 그 요리는 최고급 요리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스페셜티 커피로 인정되는 과정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준 다음과 같다.

     

    • 첫 번째, 세심하고 정확한 가공, 완전히 익은 체리만 수확하여 깨끗한 물로 세척과 분류, 정확한 타이밍에 건조와 가공이 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커피 원두가 있다면 따로 걸러내는 선별과정을 거쳐야 한다.

     

    • 두 번째, 커피 생산지의 농장과 품종이 확실하고 구체적인 생산지역의 이름이 붙여져야 한다.

     

    • 세 번째, 각 생산지만의 개성과 풍미가 드러나 최상의 상태로 도착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다음 SCA(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커피가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는다면 비로소 스페셜티 커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 로고

     

    스페셜티 커피의 맛과 품질

     

    원두가 일반적인 상업용 원두보다 품질이 좋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맛은 취향의 영역이다. 굳이 스페셜티 커피까지 가지 않더라도 요즘은 기본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도 취향에 따라 원두를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카페들이 많다. 예를 들면 산미가 한 카페에서 같은 같은 가격으로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데 산미가 풍부한 아메리카노가 있고 고소하고 탄 맛이 더 강한 아메리카노가 있다. 이 두 종류의 아메리카노 중에 절대적으로 어떤 커피가 더 맛있다고 하기는 힘들다.

     

     

    산미를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고객은 전자가 더 맛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커피의 산미를 싫어하는 취향을 가진 고객은 후자가 더 맛있다고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특히 커피의 산미는 정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성수동 유명 카페에서 스페셜티 커피에 크림을 얹어주는 시그니처 메뉴를 먹은 적이 있는데 나는 그 커피가 커피라고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로 신 맛이 강해서 역하고 먹기 힘들었었다.

    투썸플레이스의 메뉴판
    투썸플레이스의 원두 선택

    스페셜티 커피는 '독특한' 커피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은 모든 사람이 각자만의 커피 취향이 있고 스페셜티 커피가 워낙 각각의 개성이 강해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다 보면 본인의 취향에 꼭 맞는 커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그' 스페셜티 커피는 당연히 일반적인 상업용 원두커피보다 맛있다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스페셜티 커피가 일반적인 원두커피보다 더 맛있다고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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