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베리 커피의 정의와 원리 / 로스팅 방법과 가격 / 생산지

피베리커피의 정의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 들어본 적이 있는 단어일 것이다. 피베리 커피란 무엇일까? 피베리 커피(Peaberry Coffee)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통상적으로 커피 열매 하나에는 두 개의 종자가 들어있지만, 수분 작용의 영향으로 종자 하나만 품은 경우도 있다. 그렇게 생성된 타원형의 종자는 흡사 콩(Pea)의 모양과 비슷하다. 그래서 피베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반적인 커피 열매는 발달을 시작하면서부터 완벽한 형태를 갖춘 두 개의 종자를 품는다. 그런데 발생 과정에서 피베리가 되는 체리도 있다. 두 개의 종자 중 하나가 성장을 멈추고, 다른 하나가 두 배로 몸집이 커지는 경우이다. 이 피베리 커피는 원래 두 개의 종자가 받을 영양분을 한 종자에 몰아서 받게 된다. 유전자 몰빵이라고나 할까

 

 

 

조금 풀어서 설명을 하자면 원래는 커피 열매 안에 위 사진의 왼쪽 커피 원두 두 개가 평평한 면을 기준으로 마주 보면서 성장을 한다. 하지만 피베리 커피의 경우 어떠한 이유로 한쪽 면이 평평한 원두 두 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둥근 원두 한 개가 나오는 커피 원두이다. 한눈에 보기에는 두 개로 갈라져야 할 플랫 빈이 갈라지지 못하고 합쳐지면서 피베리 모양이 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반원 두 개가 합쳐져서 원이 되는 것처럼)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피베리 커피는 두 플랫빈이 합쳐진 것이 아니라 발달 초기에는 두 개의 원두로 잘 나누어졌으나 두 개의 원두 중 한 원두에 유전적 변화가 생겨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나머지 한 원두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원두의 자리까지 차지하게 된 것이다. 즉, 피베리 커피는 아라비카 커피, 로부스타 커피 같이 커피 품종의 이름이 아니라 커피나무에서 열린 커피 열매 중 돌연변이 중 한 종류를 칭하는 이름이다. 이러한 피베리 커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루머들이 떠돌고 있다. 예를 들어 피베리 커피가 일반적인 커피보다 훨씬 더 맛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피베리 커피가 더 맛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전자의 근거는 종자 두 개가 흡수해야 할 모든 영양분을 빨아들였기 때문에 밀도나 포화도가 높아 맛이 좋다는 것이고 후자의 근거는 피베리 커피는 약하고 결점이 있는 커피이기 때문에 커피 본연의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커피(플랫빈, 좌측)과 피베리 커피(우측)

 

 

 

이 두 주장을 종합해보면 피베리 커피는 일반적인(정상적인?) 커피와 다른 맛이 난다는 말이 정확할 것 같다. 피베리 커피, 즉 돌연변이 커피는 기본적인 커피 원두 종자의 맛을 베이스로 해서 그 맛이 더 좋아질 수도 있고 더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돌연변이이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떤 경우에는 피베리 커피에서 단 맛이 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피베리 커피에서 톡 쏘는 맛이 난다는 사람도 있다.

 

피베리 커피 로스팅 방법

커피 원두를 볶는 로스터들 사이에서도 피베리 커피의 로스팅 방법에 대해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베리 커피는 종자가 더 단단해서 로스팅 시간이 더 길어야 한다는 주장과 피베리 커피는 미숙한 종자이므로 로스팅을 더 빨리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또 항간에는 피베리 커피가 나뭇가지 끝 쪽에서 더 잘 나온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이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추측일 뿐이라고 결론지어졌다. 또한 비가 많이 오는 우기동안 피베리 커피가 더 많이 나온다는 얘기가 많이 돌아 높은 습도가 피베리 커피의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주장이 많은 지지를 받기도 하는 반면, 나무의 수분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피베리 커피가 나온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피베리에 대한 논쟁이 많긴 하지만 어쨋든간에 피베리 커피는 일반적인 커피와 달리 희소성이 있는 커피이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에 일반적인 커피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관심을 받기 전에는 단순히 결점두라고 생각해서 걸러져 버려졌던 피베리 커피가 이제는 프리미엄이 붙여져서 팔리고 있는 것이다.

 

피베리 원두만을 사용해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