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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박물관이라고도 불리는 에티오피아는 주요 민족인 오 로모인, 임하 라인, 티그리인를 포함하여 80개 넘는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이다. 오래전부터 원시적인 생활을 해온 소수민족이 현재까지 공존하는 에티오 피에는 다양한 문화와 풍습이 혼재되어 있다. 그러한 풍습 속에 오늘날 현대인들이 커피를 음용하는 방법과 다른 커피 이용 방법들이 전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커피 세러머니이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에서 손님을 맞을 때 행하는 행사로 일본의 다도 문화와 비슷한 느낌의 의식이다.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문화 커피 세리머니
커피 세리머니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방 안에 꽃과 풀을 깔아 향이 피어나게 하고, 화로에 걸친 철냄비 위에서 생두를 살살 저어주며 강배전한다. 막 볶은 콩을 손님에게 건네 그 향을 즐기게 한 후, 나무주걱과 사발로 콩을 잘게 부순다음 제베나(Jebena)라고 불리는 포트로 끓여 컵에 담아 대접한다. 이 때 커피를 볶거나 내리는 것은 에티오피아에서 여자들의 몫이다. 그 후 팝콘 등을 간식으로 하여 담소를 나누며, 통상 세 번 배전을 할 때까지 총 세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생두를 볶는 과정부터 세러머니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은 약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가 걸릴정도로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의식이다. 이 커피 세러머니 의식에서 사용되는 용어에는 아랍어, 티그 리어, 임하 라어가 섞여있고 기구나 배전 방식, 추출법에도 아랍의 영향이 깊게 배어있다. 하지만 커피 세리머니가 시작된 공식적인 자료는 없고 서남부 마장길족이 행하는 카리 오몬(kariomon)이라는 커피 잎을 차로 음용하는 풍습에서 유래됐다는 설만 존재한다.
19세기 말, 에티오피아 황제 메넬리크 2세가 북동부 커피 생산지였던 하라와 서남 부족의 국가들을 통합했고, 부국강병에 의한 에티오피아 근대화를 목표로 했던 그는 커피 생산을 장려하고 스스로 솔선수범하여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1930년대부터 에티오피아에서 대중적으로 커피 문화가 정착하기 시작했으며 커피 세리머니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이다. 그래서 커피 세리머니는 20세기 초반 생겨난 문화라고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에티오피아의 또 다른 독특한 커피 문화, 에너지 볼
여러 가지 커피 관련 서적들을 보면 5000년 이상 전부터 에티오피아의 오모로인이 전쟁을 나설 때 커피를 휴대하여 먹었다는 이야기가 종종 보인다. 커피 에너지볼은 볶아서 분쇄한 커피에 동물의 기름을 섞어 둥글게 반죽한 것으로, 카페인에 의한 흥분과 버터의 높은 칼로리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 병사들이 전투에서 활약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인류 최초의 '커피 가공방법'은 커피 열매 추출액이 아닌 커피 에너지 볼이다. 에티오피아 서남부 국경 부근에서 살아가는 오 로모인의 일부 마을에 현재까지 '부나 카라'라는 이름으로 이 풍습이 남아있다고 한다.
커피 에너지 볼이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18세기 탐험가 제임스 브루스에 의해서였다. 에티오피아 내륙부를 탐험한 그의 수기에 따르면, 이 휴대식을 먹었던 것은 '가라족'이라고 쓰여 있다. 이는 암하 라인이 오 로모인을 가리켜 '야만족'이라는 의미로 부르는 멸시의 호칭이다. 즉 커피 에너지볼은 오 로모족의 문화로 알려져 있다. 오 로모인은 본래 에티오피아 남동부 소말리아와의 국경 부근 고지대를 홈그라운드로 삼았던 반농반목의 호전적인 부족 오로모족의 자손이다. 매우 오래된 부족인 오로모인은 16~17세기경 시다모족을 비롯해 여러 부족을 침공한 이후 에티오피아 각지로 퍼져나가,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부족이 되었다.
그 외 에티오피아의 다양한 커피 활용법
에티오피아는 단순히 커피를 뜨거운 물에 우리는 방법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를 이용한다. 커피를 약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신선한 열매를 야채처럼 그대로 먹기도 한다. 또 말린 과육을 버터로 볶아 먹기도 하며, 새로운 곳으로 이주할 때 사람들의 몸에 커피를 문질러 몸을 정화하는 의식에도 이용한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집에서 커피를 입에 머금고 사방의 벽에 뿜어 뱉어내거나 청혼을 할 때 남성이 여성의 부모에게 보내는 선물로 쓰이는 등 인생의 여러 통과의례에서 중요한 품목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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